12/25/201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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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산 비탈길을 오르고 대협곡을 건넜다.
때로는 바람부는 초원을 지나고 만년설 덮힌 설산을 넘어 지상에서 가장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짓. 차마고도 마방들의 슬픈 노래는 지금도 귓가에 남아있다.
차마고도.
푸얼차의 원산지 원난성에서 온 ...쓰촨성 야안에서 온 푸얼차를 만났다.
밭과 가축 남겨주면 얼마 못 가 없어지고
많은 재물 남겨줘도 도적놈 가져가면 그만
탈없이 자라는 차 남겨주노니
나보듯 섬겨 자자손손 전해주면
어느 도적도 빼앗아 가지 못하리라

부인) 30일 저녁에 결혼하고 초하룻날 길을 떠난다구요?
당신 정말 양심도 없군요.
떠나나려거든 나랑 결혼이나 하지 말지,
나랑 결혼했으면 떠나지나 말지
마방) 당신과 결혼하느라 빚을 많이 졌네
가지 않으면 빚을 갚을 수 없어
부인) 당신이 빚을 졌어도 괜찮아요.
내가 베를 짜서 빚갚는데 도울께요
마방) 당신이 천을 짜도 충분치 않아,
베 짜는 것으로는 담배도 사 피울 수 없어.
부인) 당신이 빚을 졌어도 괜찮아요.
노새를 팔아서 갚으면 되지요.
집 앞에 있는 밭을 팔아서 갚으면 되지요
돌도 기왓장도 말할 수 있는데 왜 당신은 대답이 없나요?
차마고도 6.000 미터의 실핏줄 같은 메리설산의 능선을 따라 목숨을 걸고 가야하는 마방의 삶.
힘껏 획을 그어내린 붓 끝에서도,
운남성이라는 포장지에서도
사는 일의 애절함이 창호지 잔주름에 겹쳐보인다.

벌써 10년전 이야기로 적어가야 하는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들에게 마방들의 절절한 삶의 이야기며 양방언의 바람과 닯은 음악을 알게해준
차마고도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우연하게도 산장에서 온천 가는 계곡이 차마고도의 원난성에서 티벳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닮아있어서
자주 떠올리게한다.
차마고도의 그 가슴 저미는 마방들의 발길과 그들의 삶과 절절한 싯귀..아니 시라 말하기에는
애달픈 차 이야기다.
사는 일이 누구든 그 자리에서는 애달프고 고단하고 서럽기도 하지.
산중에 살면서 한껏 값져보이는 사치는 바로 저 차.
머금고 가만 ....있노라면
입안 가득 달고 맑은 샘물이 그윽하게 고여지는
고산 우롱 인삼차다.


산장에서 한 시간 여 남짓 거리에 하늘과 닮은 물빛의 유황온천이있다.
이 또한 산중에서 즐기는 이루말할 길 없는 행복이다.
한 해 를 보내면서 온천에 몸과 마음을 씻고 정하게 가다듬어
변할것 없이 다가오는 또 다른 내일을 잘 만나고 보내야 한다.

주니어를 보내고 참 많이 슬펐는데 ....
도토리로 내 곁에 와 또르르 재롱도 피워주니 이러한 일들
슬프고 우울한 것도 다 꽃으로 도토리로 나무로 다시 피워내니
산장에 사는 덕분이다!
이 모든 고마운 하루하루를 보내게 해주는 주변의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막걸리를 빚었다.
톡톡하니 빚어 걸러 조각달 일렁이는 마루에 하루를 두고 .....눈길로 깊이 절 한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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