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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눈 감으면 기억은 간절한 그리움으로.

작고 소박한 여행

by 테하차피 작약꽃 2020. 11. 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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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19/2016 20:25

                                                          조회  1360   |  추천   7   |  스크랩   0

 

 

황토흙으로 미장을 한 화덕을 만들고싶었다.

 가까이 가면 홧홧한 화덕에 감자를 칼질없이 그냥 툭.  양파도 넣고.

칸을 두개로 질러 윗칸엔 슬금슬금 굵은 소금 뿌려 기름 쭉 빠진 돼지갈비도 굽고.

 

 

마을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 언덕에

울큰불큰 팔 근육이 춤추던 큰 아저씨 등에 걸려있던 소낭구들이 기억나고

붉은 녹이 슬었던가...아니면 퍼르르 시퍼렇게 날이 서렸던가...아삼한 낫.

낫으로 몸통만한 소나무 껍질을 벗겨내 올려진 기둥 사이로 곱던 황토 흙들이 메워진 이모네 집.

마당가에 그 곱던 황토 흙으로 화덕이 만들어지고 해는 뉘엿 넘어가던데 ...기냥 툭!

던져 넣은 감자.

그 동화의 기억속에 언제나 황토흙이 있었다.

그래서 참 만들고 싶었었다. 

 

별채에 새로 들어온 리카르도가 나흘전에 그 작던 느이같던 나의 소원을 들어준다.

다음주에는 붉은 벽돌로 층이 올라갈 것이다. 

 

 

아카시 나무 보다 꿀이 흠씬 난다는 백합나무.

산장 꿀벌들을 위해 밀원수 심기에 애쓴다.

집세도 안내고  사는  후투티들이 새 잎을 쪼아 놓은 걸 보니 백합나무가 달긴 달구나.

부디 올 겨울 무사히 지내서 돌아오는 여름엔 무성해주기를...

 

 

언덕엔 꼭 개나리가 피고있어야 해!

마당가 작은 꽃밭에는 봉숭아와 작약이 피어야 하고....나의 지침이다.

개나리씨...내년 봄엔 그 노랑 저고리 좀 입어보소!

 

 

이름대로 눈 쌓여도 흐트러짐없이 피고지는 인동초.

올해는 여기저기에 잘 자란다.

 

 

수 십년전에 이 집을 지는 이는 마음이 너무 고왔을 것이다.

오고 가는 마당가에 이름만 들어도 시가 절로 쓰여질 것 같은 ...자작나무를 심다니. 

고마운 마음으로 지난 겨울 거름을 두툼하게 덮었더니 올 여름엔 더 근사한 시인나무로 보이네...

 

 

거름 덕분에 제법 달린 풋 사과.

이른 봄엔 사과꽃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고 성하의 때가되니

뽀족 입맞춤하고 싶은 모습으로 다가오시네.

 

 

모든 만남은

우리에게 삶의 성숙과 진화를 가져온다

다만 그 만남에 담긴 의미를 올바로 보지 못하는 자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는 인연일 뿐이지만

그 메시지를 볼 수 있고 소중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에게

모든 만남은 영적인 성숙의 과정이요

나아가 내 안의 나를 찾는 깨달음의 과정이기도 하다

아직 존재의 본질에 어두워

만남 속에 담긴 의미를 찾지 못할지라도

그 만남을 온 존재로써 소중히 받아들일 수는 있다

        

                                                                                       시절인연     - 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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