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20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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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 썰기하는데 표정이 정말 천진합니다.
이웃에 있는 태고사에서 김장 도와주시러 오신 관진스님이십니다.
쪽파 열 단을 고요하게 참선하듯이 다듬어 주셨습니다.
한번도 흐트러짐 없이.

쪼그리고 다소곳이 배추에 양념을 버무립니다.
너무 정성스러워서
제가 열포기 속 넣는 동안 두 포기 하십니다.

오관계(五觀戒)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배움을 실현하고자
몸을 보호하는 약으로 알아
이 음식을 받습니다.

일박이일 동안 궂은 일 다 도와주시고 떡국 한 그릇 드시고 관진스님은 가셨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몸은 고단한데 일곱가지 젓갈과 열 두 가지의 양념이 들어간 배추속과 김장날의 백미인 어깨살 편육이 아까워서
오늘 가도 좋으시겠냐 묻는 복실이네를 쾌히 오시라했습니다.
말려둔 겨우살이와 생강과 몇 가지 약재를 넣고 두 어시간 익혀 올해 담궜다는 육젓과 생강편채와 절인 배추..그리고 적당히 맞춰진 양념속.
절대 못 빠트리는 솔잎주 한잔으로 고단함을 풀었습니다.

2015년 일년 내내 산장을 찾아드는 나그네들의 눈과 몸을 건강하고 즐겁게 해드리겠네.
편백나무 숲에 잘 묻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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