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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아가 저 뒤로 가을이 오고있네.

작고 소박한 여행

by 테하차피 작약꽃 2020. 8. 28.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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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 소리를 듣는다는 것


                                                                                                        - 안도현 -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떨어져 앉아 우는 여치

여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여치 소리가 내 귀에 와 닿기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는 것
그 사이에 꽉 찬 고요 속에다 실금을 그어 놓고
끊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것
밤낮으로 누가 건너오고 건너가는가 지켜보는 것
외롭다든지 사랑한다든지 입밖에 꺼내지 않고
나는 여치한테 귀를 맡겨두고
여치는 나한테 귀를 맡겨두는 것

여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오도카니 무릎을 모으고 앉아
여치의 젖은 무릎을 생각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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